역학, 설계 그리고 기구 엔지니어
열역학을 다루는 이유 본문
열역학을 다루는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제가 이 블로그에서 열역학을 중심 주제로 다루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열역학 관련 개인적인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기구 엔지니어로 적지 않은 기간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기계공학 계열을 전공하였습니다. 당연히 학부 때 많은 역학을 배웠습니다. 학점이 매우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공 학점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학부 때 목표는 최대한 많은 전공과목 특히 역학 과목을 듣자였습니다. 그래서 학과에서 개설하는 역학 과목은 다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당시 착각을 해서 놓친 과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개설된 역학 과목을 다 들었습니다. 역학 과목을 다 들었다는 의미는 4대 역학의 심화 과목까지 들었다는 뜻입니다. 재료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동역학이 4대 역학입니다. 당시에 대부분 역학의 성적이 괜찮았습니다. 취업하기에 무리가 없는 학점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물리 1, 2의 기초를 잘 잡아두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배우는 역학의 기초가 잘 잡혀있었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게 배웠습니다. 고등학교 때 물리에 관심 있었던 이유도 역학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한다는 역학은 재료역학, 동역학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니 열역학이라는 과목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물리에서는 가볍게 배우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학만큼 집중적으로 배우지는 않습니다. 좋아하던 부류의 역학도 아니고 좀 생소한 면이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실체를 다루고 힘을 주면 얼마가 변화되고 이런 개념이 아니어서 그랬습니다. 열역학은 2학년 1학기 전공필수였습니다. 2학년 2학기에 전공선택이었습니다. 2학년까지 마치고 휴학을 하였습니다. 1학년은 고등학교 때 실력으로 어느 정도 학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학년은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니 학점은 당연히 잘 못 받았습니다. 거기에 열역학은 생소하니 심적으로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2학년 2학기 전공선택인 열역학은 듣지 않았습니다. 열역학은 원래 생각하던 역학과도 거리가 있고 열역학과 첫 대면한 2학년 1학기 때 공부를 안 하니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역학 과목 중 열역학은 제일 취약한 과목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복학을 하고 3학년부터 정신을 차렸습니다. 학과에서 개설한 모든 역학 과목을 다 듣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학점도 잘 받았습니다. 2학년 때 못했던 과목을 재수강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과목을 더 듣기로 하였습니다. 복학 후 열역학 2를 들었습니다. 열역학 1이 탄탄하지 않았고 이어서 들은 것도 아니어서 듣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과제를 하고 따라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아마 당시에 이미 취업이 결정된 상태여서 목숨 걸고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열역학과 약간의 화해를 한 채로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회사에서 기구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을 하였지만 회사에서는 대학 때 배운 역학들을 직접적으로 쓸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열역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역학을 통해서 배운 이론적 근거나 개념, 논리적 추론 방식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맨 땅에 헤딩식으로 모든 것을 검토할 수 없습니다. 역학적 개념이 있다면 효율적으로 효과적인 접근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 개발과정에 열이 과도하게 발생하였습니다. 기존에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한 대류 방식은 역부족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방법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발열은 하는 부위가 복사 에너지를 발생한다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복사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습니다. 거울 같은 반사판을 설치해서 빛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이죠. 그래서 문제 부위에 온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열역학적 개념을 갖고 있으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리라는 것이 주변에서 보는 자연의 법칙을 정의한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이런 개념을 공부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수년에 걸쳐서 체득하고 관찰해서 알 수 있습니다. 우연히 스쳐 지나가면서 관찰한 것을 아이디어로 연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수년의 걸친 역학적 트레이닝이 있어야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을 하다 보니 열과 관련된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이상 열과 관련된 문제가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열역학과 처음 좋은 관계를 맺고 지속했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후라 과거를 후회한들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열역학에 관심을 갖고 다시 쳐다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열역학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열역학은 애증의 관계입니다. 기계 공학을 전공하시고 기구 엔지니어를 목표로 생각하는 분이라면 열역학 포함 역학의 기본 개념을 잘 숙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교 시험에서 한 두 문제 더 푸는 것이 현업에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시험 문제를 잘 풀어서 학점이 좋아야 취업이 쉬울 수 있습니다. 취업을 할 정도로 학점을 받을 수 있다면 역학에서 제시하는 개념들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로 일 하면서 풀어야 하는 문제는 학교에서 푸는 문제와 다릅니다. 복합적이고 때로는 다른 생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공학용 계산기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매우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역학적 기본 개념이 탄탄하다면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하고 이 과정을 거쳐 충분히 적절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충분히 적절한 답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습니다. 백 퍼센트 옳은 답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구사항에 맞는 적절한 답을 찾는 과정이 엔지니어가 할 일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