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 설계 그리고 기구 엔지니어
엔지니어 협업의 중요성 본문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부서와 협업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 기준 기구 엔지니어 협업을 이야기하겠습니다. 하지만 기구 엔지니어만 한정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어를 바꿔 어떤 엔지니어, 어떤 직무라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우선 크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제품을 개발한다고 하면 처음에 누군가 기획을 해야 합니다. 그 부서를 상품 기획부서라고 하겠습니다. 상품기획 부서에서 시장조사를 하고 경쟁사를 분석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양의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잘 팔릴 것 같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냅니다. 이런 결론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이 시작될까요? 아마도 이렇게 시작할 수도 있지만 사양 분석 단계 혹은 사양 확정 이후에 개발 부서에 문의를 할 겁니다. 그때 기구가 메인인 제품이라면 기구 엔지니어에게 문의가 올 겁니다. 이러한 사양을 뽑아냈는데 현재 우리 회사 기술로 구현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입니다. 이미 개발한 유사 스펙이라면 대부분 가능하다는 회신을 할 겁니다. 하지만 기존에 개발한 적이 없는 도전적이 목표라면 선행 개발이 필요하다는 회신을 합니다. 이때 제품 개발 기간도 같이 협의가 됩니다. 이미 기술 개발이 완료되어 바로 상품화를 시작할 수 있는 단계라면 기존에 진행했던 과제 기준으로 계산을 합니다. 그래서 과제 시작한 후에 제품 출시까지 어느 정도 기간이 나올 것이라고 회신을 합니다. 하지만 선행이 필요하다면 선행 검증 기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계획 문의를 받은 부서가 주관하는 기술이라면 내부 협의를 해서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낼 것입니다. 하지만 유관 부서에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면 토스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양의 제품 출시에 선행이 필요하다. 이러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선행 개발 기간이 얼마나 필요한가 문의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면 여러 부서에서 이 기간을 받으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취합해야 기획부서에 회신을 하게 됩니다. 경영진에서 제품 개발하기로 결정을 합니다. 그러면 개발 기간에 맞춰 과제를 시작하게 됩니다. 과제를 시작하다는 것은 개발을 바로 시작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전 단계에서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기획에서 제시한 사양의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회사라면 돈을 벌 수 있어야 합니다. 시장에 내놔서 돈을 벌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개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재료비입니다. 따라서 과제 초기에는 목표 재료비를 수립하게 됩니다. 매 단계마다 목표 재료비 달성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목표 재료비까지 여유가 있다면 과제 끝날 때까지 관리하면서 진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초기 단계부터 목표 재료비를 초과하게 된다면 성능뿐만 아니라 재료비 목표 맞추라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제를 쉽게 진행하기 힘듭니다. 성능과 재료비는 역의 관계일 가능성이 큽니다. 단정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부분 그렇습니다. 재료비를 줄이다는 것은 부품을 줄이거나 특정 기능을 빼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당연히 성능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 역의 상관관계인 두 변수를 잘 다루어 과제를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료비 산출은 개발 부서에서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숙련된 엔지니어는 대략적인 감으로 단가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감이 굉장히 정확한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이런 감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단가를 내기 위해서 구매 부서가 존재합니다. 개발 단계 단가만 계산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다른 업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 초기에 개발에서 의뢰해서 신제품 단가를 계산해 주기도 합니다. 구매 담당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면 업무 하기 수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해서 초기에 필요한 데이터와 목표를 모두 선정하였습니다. 이제 정말 개발을 시작할 단계입니다. 이때는 다양한 부서 엔지니어들과 교류를 시작합니다. 설계를 하고 서로 문제점을 검토합니다. 문제점이 한 개인의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본인만 수정하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제품은 여러 부분이 어우러지고 영향을 줍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딱 잘라 한 사람만의 문제라고 하기 힘듭니다. 같이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그레이 존 문제입니다. 누구의 문제라고 하기에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과제 리더인 PL이 문제를 정리해줍니다. 혹은 PL 부서 소속 엔지니어가 문제점을 정의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까칠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보다는 말 걸고 대하기 편한 사람이 오래 일을 같이 하기 좋습니다. 회사에 일을 하러 온 사람끼리 사적인 감정을 붉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친절하게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을 쌓지 말자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입니다. 많은 적을 만들면 나중에 분명히 힘든 날이 오게 됩니다.
이런 단계를 거쳐서 설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면 제조 부서와 협업을 해야 합니다. 공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제조 담당부서가 있습니다. 그러면 제조 담당자들과 회의를 해야 합니다. 현재 설계된 제품이 생산을 하기 적합한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직접 조립을 하고 검토를 하고 기존 양산 제품 문제점 개선이 반영되었는지 확인합니다. 공장이 국내에 있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장이 해외에 있거나 공장을 직접 가지지 않은 회사는 외부에서 협업을 해야 합니다. 외부라는 것은 물리적 공간 외부를 의미하기도 하고 다른 회사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 공장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아주 신생업체가 아니고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한 회사라면 한국에 공장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건비를 고려하여 해외에 공장을 지은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이전 한국 공장에서 제조를 담당하던 부서가 있습니다. 이들이 해외 공장 제조부서를 관리합니다. 본사인 한국 공장 제조 담당자들이 상위 부서인 것입니다. 기술과 노하우 전수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해외 공장 제조 담당자들은 본사인 한국 담당자 의견을 경청합니다. 이럴 경우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장을 가지지 않은 회사라면 별도 회의를 하기 위해 시간을 잡고 협업을 해야 합니다. 이전부터 오랫동안 협업을 한 공장이라면 좀 낫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초기 공장 세팅에도 개발자가 지원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드뭅니다. 크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조 부서가 없어 외부 회사와 협업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번거로운 것들이 많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머지 부서 간 협업 이야기는 다음번에 하겠습니다.